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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우는 자리에 앉아, 비서실장이 따라주는 양주를 한 잔 받았다. 덧글 0 | 조회 21 | 2021-04-10 00:42:37
서동연  
상우는 자리에 앉아, 비서실장이 따라주는 양주를 한 잔 받았다.[문제는 왜 하필 현도가 죽은 지금에야 지우가 자백을 했을까, 하는 점이야. 그것도 용공으로 몰아서.][죽었대?]유 실장은 그의 둘레에 동심원을 그리며 포진해 있는 요원들을 보자 다소 안정이 되었다. 유 실장은 우선 김 계장에게 물었다. 김 계장은 콧등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오는 안경을 엄지손가락으로 밀어올리며 자세를 바로 잡았다.[헛소리마라. 미행이 없는 게 확인되고, 내가 안전하다고 확신할 때에 적당한 곳에 내려주겠다. 그쪽에서 약속을 지킨다면 굳이 나도 인질을 해칠 생각은 없다.]그는 녀석을 조금 전에 봐 두었던 건물의 화장실로 끌고 들어가서 문을 안에서 잠궜다.준오는 그렇게 서두를 끄집어 냈다. 감색 정장에 머리를 가지런히 빗어넘기고 금테안경으로 바꿔 쓴 준오의 모습은 예전의 바보같고 어리숙하던 그때의 모습이 아니었다. 역경을 이겨낸 승자의 여유로움과 자신감이 몸 전체에서 물씬 풍겨나오고 있었다.밑에서는 나인창을 필두로 한 아이들이 무장을 한 채 계단을 오르고 있었다. 안에서는 회칼과 일본도를 든 야쿠자파 아이들이 수세에 몰려 저항을 하고 있었다. 그는 쇠몽둥이를 걸리는 대로 휘둘렀다. 비명과 신음이 살과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에 낭자하게 배여들고 있었다.[네가 아무리 아니라 해도 네 양심은 못 속이지. 너는 수단이나 방법이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는 식인데, 그게 바로 지우의 방식이라는 것을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 지우로부터 사주를 받았다고 왜 속시원하게 못 털어놓는 거냐? 네가 온 세상을 다 속일 수는 있을지라도 네 자신만을 속일 수 없을 거다.]상우가 골목을 한나절이나 뒤졌다는 얘기를 듣고 난 그녀가 한참을 웃고 난 뒤에 그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가 역에서 밤새도록 걸어 태종대에 올랐다는 말을 듣고는 혀를 내둘렀다.선영이 귓속말로 소근거렸지만, 그가 하필 성길이 옆에 바짝 붙어앉은 터라, 그들의 밀어(密語)를 본의 아니게 엿듣는 꼴이 되고 말았다. 그들의 모습에서 여러 번 밤을 같이
성길이 한쪽 눈을 찡긋거리며 낄낄거렸다. 현일은 어이없이 피식 웃었다.[네.]33. 조직살며시 문을 닫고 나와 다음 방으로 갔다. 역시 고리가 걸려 있었지만 쉽게 벗기고 들어갔다. 사내의 나지막히 코고는 소리가 구석에서 들려왔다. 후레쉬를 벽에 비춰보았더니 옷가지 몇 벌뿐이었다. 일단 방을 나왔다. 다음 방은 세 번째 방처럼 뜨내기인 듯한 사내가 자고 있었다. 맨 마지막 방은 창고처럼 잡동사니들을 모아두는 방이었다. 세 번째와 네 번째 방에 잠들어 있는 사내 중 한 명이 그가 납치해야 할 인물이었다. 하지만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 후레쉬를 비출 수는 없었다. 만약 먼저 확인한 사내가 후렛쉬불에 눈이 부셔 눈을 떴을 때, 그가 데려갈 사내가 아니라면 곤란해진다. 쥐도 새도 모르게 납치하라는 명령이었다.강지수는 숨소리와 함께 귓가에 속삭이듯 나지막히 들려오는 장혁기의 목소리에 흔근이 녹아들었다. 장혁기가 드디어 입을 뗐다는 사실에 한편으로는 기쁘면서도 장혁기가 시조를 읊듯 중얼거린 말의 의미를 알아내곤 가슴이 서늘해졌다.[내가 누군지 모르겠니?]그는 밤이면 슬며시 절을 내려와 술을 마셨다. 공허한 가슴을 타고 깊은 곳까지 전해오는 알콜의 짙음 내음이 그를 자꾸 비하시켜, 구겨지고 던져진 파지(破紙)같은 상태로까지 자신을 자학케 했다. 여름날 느닷없이 다가와 모든 것을 순식간에 앗아가 버리는 태풍처럼 그의 인생에 들이닥친 어두운 그림자는 생의 의욕마저 송두리채 빼앗아 가버렸다.[지독한 놈이군. 네 놈이 아무리 버텨봐야 결국에는 다 불게 돼. 괜히 몸만 상하지 말고, 사실대로 다 털어 놔.][너를 보고 있으니 꼭 나를 보고 있는 것 같은 것은 고 삼 때 산에서 있었던 그 사건 이후로 우리가 운명의 쌍생아가 되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우리의 손금이 똑같기 때문일까?]운동을 끝내고 절 안으로 들어오다 마주 친 노스님에게 지나가는 말로 물어보았다.나는 바지가랭이를 걷고 종아리에 묶어 둔 칼을 꺼내 탁자위에 놓았다. 며칠 전부터 도를 닦듯 정성을 들여 갈아온 칼이기에 불빛을 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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